ㅡ 이 글은 처음으로 스마트폰으로 쓰는 내용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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명절 귀향길이 막힌다는 뉴스를 보며 하루종일 짐을 꾸렸다. 나는 내일 새벽에 내려갈 예정. 아버님 첫제사까지 보내고 와야해서 일주일 뒤에 돌아온다.
하루종일 아이들을 힘들게했다. 할 일은 많고 몸은 안 따라주고. 그럼 결국 약한 존재에게 이를 드러내게 된다. 잠든 아이들 쳐다보다 밖으로 나왔다. 지금은 동네 찻집.
사람 많다. 가족끼리 온 무리들도 보이고. 연인들, 친구들끼리 앉아있는 사람들. 나 역시 결혼전에는 명절 연휴가 제일 좋았다. 친가에 갔던 적이 별로 없었다. 아버지도 굳이 데려가려하지 않았다. 시댁의 가풍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가족문화였다. 여하튼, 젊은 사람들을 보니, 부럽다는 감정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.
시댁에서 명절을 보내는 며느리가 될 일이, 나도 모른게 부담인 모양이다. 나 정도면 흠 하나 없는 시댁인데다가, 아이키우며 일한다고 안쓰러워해주시고, 신문에 얼굴 나는 며느리라고 대견하게 생각해주고, 애 열심히 키우는 똑똑한 어미라고 늘 칭찬해주시는데도, 시댁은 시댁이고, 명절은 명절인 것이다. 그러니 시댁에 가는 일에 부담을 가져서는 안 되는데도, 나도 모른게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은 모양이었고. 하여 밀린 집안일 두고, 그냥 밖으로 나온 것이다.
며칠전 H선배의 블로그에 멍하게 넋놓고 있을 시간이 절실하다는 글이 써 있었다. 그 마음이 어떤 건지 너무 잘 알아, 가능하기만 하다면 선배의 아이를 봐줄테니 바람 쐬고 오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. 타인의 마음을 전부 알 수 있기란 불가능하지만, 때론 너무 정확히 알아 함께 괴롭기도 한 것이다.
그래서 나왔다는 게 아니라, 나는 숨통 틔일 시간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, 기를 쓰고 집을 나서는 내 행동에 대한 나 혼자의 당위를 기록해야 나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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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주 중에는 대담원고를 봐야할 일이 기다리고 있다. 봄호 계간지가 곧 나온다는 말. 봄호,라. 지난 겨울호에 발표한 단편때문에 많이 걱정하고 있다.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, 막상 닥친 일이 되면 괴로울 것이다. 미리 앓으먼 덜 괴로울거 같은 마음을 버릴수도 없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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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편의 얼개는 얼추 정리가 된다. 2월 부터는 아무것도 안하고 쓰기만 할 것이다. 그 장편 때문에 h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. 고맙고 다행한 일. 오늘, 명절 며느리가 되기 전날까지 그 소설에 골몰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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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v에 나온 내 모습을 보니 자세 삐딱한 한마리 곰처럼 나와서, 우울.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. 건강을 포기하고 외모에 신경쓰는 일이 부끄럽지 않다. 그것이 이 사회가, 사람들이 바라는 잣대니까. 그 잣대에 맞설 자의식이 부족하니 나를 포기할 수 밖에. 시댁에 가서 얼굴 좋아졌다는 말보다, 어디 아프냐는 말을 듣는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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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두들 명절 잘 보내시기를. 며느리들은 몸 축나지 않게. 남편들은 아내 눈치 잘 보시고. 아가씨나 총각들은 즐겁고 신나는 연휴를 만끽하시길.

